'차등을 두어 구별하다'라는 뜻의 차별은, 일상적으로는 ‘나쁜 것’의 의미가 전제되어 지양해야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간혹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차별'하는 것을 '나쁨'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합리적이라는 것 또한 개인의 주관적 영역이기 때문에 '나쁜 차별'은 명확히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선택이란, 차등을 두어 구별한다는 의미의 차별에 포함됩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주어진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행위는, 나머지 선택지엔 차별적 하등 대우이며 그것이 반드시 합리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모든 음식점의 음식을 전부 먹어보지도, 사장님의 이력을 검증하지도 않고 식사 장소를 결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실력에 관한 검증 없이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흔히 '업무 성과'를 기준으로 일부 직원만을 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과거의 성과만을 기준으로 한 미래 예측이 정확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즉, '100%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은 없으며, 합리적 판단의 기준 역시 개인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음식점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어, 사장님의 국적이나 외모적 특징, 과거 시식 경험 등 주관적인 기준을 반영할 자유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이는 곧 ‘100% 합리적이지 않은 차별'의 자유가 허용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회의 차별을 논의할 때는, 그 선택이 합리적인지보다는 ‘나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논의들은, ‘나쁨`에 대한 개인적 가치관의 차이에 대한 논의와, 차별적 문화가 공동체의 불행을 초래했던 역사에 근거한 논의로 나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