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건강이 안 좋아지거나 사고가 나거나 늙을 때를 대비해서, 저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체계적으로 자신의 위험을 대비하지는 않으며 때로는 개인적인 대비로 감당할 수 없는 위험도 존재하기 때문에, 삶의 어려움을 같이 부담해줄 사람들을 찾아 가정을 형성하거나 시중 보험 상품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말은, 전 국민을 보험에 가입 시킨다는 것과 정확히 같은 말입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은 젊은 시절 국민의 세금을 걷어 노후를 대비해주는 보험이며,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 아픈 사람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보험입니다. 흔히 4대 보험이나 사회보장제도라고 불리는 이 정책들 이외에도, 국가가 국민의 위험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책임을 분산해주기 위한 정책들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세금을 걷는 정책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험의 장점은 일반적인 보험과 같습니다. 인간은 평균적으로 예측 불가능성을 두려워하는 성향이 있기에, 다수의 사람과 위험을 분산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책임감 없이 위험하게 사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국가로부터 공짜 혜택을 얻어내는 기회가 됩니다. 민간 기업의 보험 상품에서는 기업의 재정 건전성을 위해 무책임한 고객을 걸러 받으려고 노력하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의 정책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모두에게 적용되며 본인에게 손해가 된다고 탈퇴할 수도 없기에 무책임할수록 이득을 보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보장하려는 의도의 정책들은 무책임한 사회를 유도할 뿐만 아니라,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타인의 삶까지 책임지도록 강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